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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시 박세리, 승부사 박세리는...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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등록일 : 2001-07-09
조회수 : 3476
등록자 : david101 |
승부사 박세리 우승 소식.
역시 그녀는 승부사였습니다.
오늘 아침(한국시간 6시 40분)에 끝난 제미 파 크로거 클래
식 마지막날 경기를 새벽 5시(한국시간) 부터 보고 있었습니
다.
4타차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필드의 승부사 박세리는 전
반 나인을 올파로 마쳤습니다. 깔끔한 경기를 펼쳤지요. 전
반 나인은 지키는듯한 경기였습니다. 후반 나인에서 승부를
걸려고 한 것 같았습니다.
3일 동안의 성적이 모두 후반 나인에서 좋았기 때문이죠.
그러는 사이 스웨덴의 마리아 요르스가 1타차인 11언더 까
지 바짝 따라 붙었습니다.
후반 12,13 홀에서 승부사의 버디 퍼팅이 떨어지면서 드디
어 선두를 치고 나갔지요. 14언더파.
그러는 사이 요르스도 12, 14번홀에서 버디 추가하여 13언
더. 박빙의 1 타차이.
오늘만 요르스는 현재까지 6언더를 몰아치고 있어서 상승
세를 타고 있었습니다.
운명의 15 번홀, 승부사 박세리가 티 샷한 공이 왼쪽 숲으
로 들어가 세컨드 샷은 탈출을 위한 샷으로, 서드 샷에서
핀에 붙여 파를 세이브할 전략이었는데 서드 샷이 조금 길
어 핀을 오버 하였지요. 아깝게 파 퍼팅이 실패하여 보기를
하면서 13언더.
이때 같은 시각에 17 번홀(버디가 가장 많이 나온 이지 홀)
에서 요르스사 투온이 가능한 롱홀을 어찌딘 영문인지 레이
오프를 하면서 쓰리온을 노렸습니다. 그런데 서드 샷이 그
린 앞에 있는 벙커 바로 직전에 떨어져 4온을 하였습니다.
약 1.5~2 미터 정도의거리. 평상시 요르스의 퍼팅으로는 충
분히 넣을 수 있는 거리였으며, 들어가면 공동 선두가 되는
순간이었습니다. 요르스의 경험 부족탓인지 파 퍼팅을 놓쳐
보기를 하면서 여전히 선두와 1 타차이를 유지하였습니다.
승부홀인 17번과 18번에 들어선 박세리의 티 샷은 대단한 장
타였습니다.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.
아주 공격적인 샷이었습니다. 런도 많아 4 라운드 중 최 장
거리를 보냈습니다. 이때 요르스는 18번홀 서드 샷을 샌드
웨지로 부드럽게 온 그린 시켜 놓았습니다. 핀에서 1 미터
정도 떨어진 완벽한 샷으로 버디 퍼팅을 쉽게 하고 홀 아웃
하였습니다. 13언더 공동 선두였습니다. 연장전을 준비하기
위해 리더 보드판에 있는 박세리의 스코어를 쳐다보면서 인
터뷰에 응하고 있었지요.
박세리는 세컨드 샷을 우드로 투온을 노리는 것 같았습니
다. 그린 좌우로는 벙커가 그린의 목을 꽉 잡고 있는 홀. 세
컨 샷한 공이 그린 우측에 있는 벙커를 살짝 비켜 그린과 벙
커의 러프에 놓였습니다. 어프로치가 붙으면 버디. 우승의
쐐기를 박을 수 있는 상황.
여러번 연습 샷을 하고..
공 뒤에 잇는 긴 플이 마음에 걸리더군요. 과거에 박세리의
경기 중 짧은 어프로치에 뒤땅을 쳐 경기를 망치는 것을 몇
번 보았기 때문에 중계를 보고 있는 저는 어프로치 샷에서
박세리가 시선만 끝까지 공에다 붙여 두면 문제 없을 것이라
고 생각하고 어프로치 샷을 긴장되게 보고 있었습니다. 샷
은 시작되었고 저는 박세리의 머리를 보고 있었습니다.
움징이지 않는 머리. 됐다 싶었습니다. 공은 핀 옆 1미터 이
내로 근접하였고 무난히 버디 퍼팅을 성공하여 단독 우승이
눈 앞에 왔습니다.
그러나 승부사 박세리는 여전히 18번 홀(파5)에서도 공경적
으로 홀을 공략하여 쓰리온에 측면 3미터 버디 터팅을 남겨
놓고 홈 홀의 그린으로 관중들의 박수와 함께 걸어들어 오
고 있었습니다. 발걸음은 힘이 있었고, 얼굴에는 엷은 미소
를 띄우며.....
같이 라운딩을 하던 노장 맥 말론이 미리 우승을 축하하는
악수를 교환하더군요.
관중들에게 팬 서비스라도 하려는 듯 신중히 라인을 읽고
난 승부사 박세리의 퍼터를 떠난 공은 부드럽게 홀 속으로
사라졌습니다. 15언더파. 2위와 2타차로 이 대회 3번째
(98,99,01)웃으을 하면서 새로은 신화를 만들었습니다.
이상으로 아침에 중계방송을 보면서 느낀 감동을 알려 드립
니다.
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.
감사합니다.
이대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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