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 골프장사업 뿌리째 흔들

등록일 : 2002-07-29

등록자 : njoygolf

일본 골프장이 무너지고 있다.

불과 5년전만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일본 골프장이 이젠 공짜로 회원권
을 준다고 해도 골퍼들은 극구 사양하고 있다. 일본에서의 골프장 회워권은 고부가
투자가치로 대우받았다. 이제는 그렇지 않다. 대부분의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0엔에
서 5만엔에 불과해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다. 오히려 개서료가 50만엔에서 1200만엔
하고 있어 일본 골프장은 이미 모노토리움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.

지난달 28일엔 일본 이시가와갱에 위치한 가네자와CC 대표이사가 부인과 동반자살하
는 비극적인 사건까지 터져 충격을 준다.

가네자와CC 대표이사 미야니시다까시(70세)는 미국에도 골프장을 건설할만큼 건실
한 사업가로 정평이 나있었다. 가네자와CC엔 한국의 허석호프로가 소속돼 있는 일본
의 명문골프장이다.

그러나 마야니시다까시 사장도 일본 불황앞에서는 예외는 아니었다. 예치금 반환을
앞두고 계속 회원권 가격이 떨어지자 경영의 책임을 지고 아내와 동반 자살을 한 것
이다. 유서에 "골프장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서 미안하다"는 속죄의 내용을 남기
고 떠났다.

골프장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자살하는 대표이사가 속출하고 있어 지
금 일본은 골프장 업계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.

-골퍼도 30% 이상 줄고 클럽 시장엔 중고클럽 산적

일본 골프인구는 약 2400만명으로 추청 하고 있다. 하지만 지난해부터 오히려 골프
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상태다. 올 상반기까지 약 30%의 골프인구가 줄어들었을 것으
로 추정하고 있다.

일본의 경제불황은 무엇보다도 골프계에 가장 먼저 찾아왔다. 이는 수요에 비해 과
잉 공급으로 벌어진 사태다. 일본엔 현재 3900개 골프장이 있다. 정규 프라이빗 코
스가 2600개가 있으며 퍼블릭 및 공영, 숏코스를 합치면 무려 3900개나 된다고 일
본 골프장협회가 발표했다.

설상가상으로 일본은 현재도 골프장이 개장되고 있다.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미
5년전부터 건설해 왔던 골프장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.

-10년상환 예탁금 반환, 버블경제 맞물려 '사상누각'

일본은 80년대 말 경제적 불황을 잘 이겨냈다. 이후 90년대 초 전국 골프장 건설이
활기를 띄었고 회원권 가격도 투자가치를 높였다. 그러나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부터
는 일본은 버블경제와 맞물리면서 골프시장은 절벽을 향해서 달렸다.

90년대 초만해도 일본골프장은 1500개에 불과했고 골프인구도 1200만명에 달했다.
그러나 근 10년 사이에 2배이상으로 골프인구와 골프장이 늘어났다. 바꿔 말해 10년
만에 1200만명의 골퍼들이 늘어났고 이때 집중적으로 구입한 회원권이 10년상환 반
환이란 난제에 부딪쳐있다.

이런 탓에 일본 회원권시장은 10년 전에 비해 무려 15분의 1로 폭락했다. 골프장 과
잉공급과 버블경제가 빚어놓은 결과다.

동경 명문으로 통하는 요미우리CC가 최고 비쌀때는 3억원을 호가했다. 그러나 현재
는 2600만엔으로 떨어졌다. 지방 명문골프장은 500만엔 정도로 하락했고 지방 2, 3
류 골프장들은 0엔에서 1만엔, 5만엔, 10만엔짜리 회원권이 허다하다.

개서료 50만엔에서 1000만엔에도 못미치는 골프장 회원권이 50%이상 돼 충격을 준
다. 사실상 투자가치를 상실한 것이어서 골퍼는 골퍼대로 고민에 휩싸여 있으며 분
양가격으로 상환해줄 수 없는 골프장들은 도산 일자만 꼽고 있다.

-일본 골프장들 생존위한 몸부림

불과 2, 3년전만 해도 일본 골프장들은 2만5,000엔 이상의 그린피를 줘야 플레이가
가능했다. 그러나 지금은 6,000~7,000엔이면 캐디피, 식음료, 특산물까지 받을 수
있다. 그래도 골프장은 한가하다.

후쿠시마에 있는 셀레브레이드CC는 `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도 다 동원하겠
다'고 비장함까지 보이고 있다. 비단 셀레브레이드CC 만의 상황이 아니다. 대부분
의 골프장들이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.

일본 골프장들이 내놓은 불황 탈출, 생존을 위한 골프상품을 살펴보면 일본 골프장
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.

-일본 골프장 불황 계속될 듯, 자살등 사회문제도 심각

일본 골프장의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.

공짜로 회원권을 준다고 해도 가져가지 않을 정도로 경제와 함께 심각성을 드러내
고 있다. 이는 경제문제, 사회문제, 정치문제로 비화되고 있으며 골프장 경영자들
을 자살로 내몰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하다.

일본정부는 이번 골프장 불황을 민사재생법 제정 시행으로 해결방법을 꿰하고 있지
만 쉽지는 않을 듯 싶다. 일본정부의 노력이 벼랑으로 내몰려 있는 골프장을 구출
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.

이와는 반대로 한국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려 골프장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
어 일본과 대조적이다.

[레저신문 이종현기자]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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