골프인구가 급증하면서 그린피 및 용품구입 등 골프비용을 지출하는데 있어 양극화
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.
골프인구층이 두터워지면서 `비용에 상관없이 특별 대우를 받고 싶다'는 부유층과 `
최대한 아끼자'는 실속파 골퍼들로 소비층이 뚜렷히 양분되고 있는 것.
이들은 골프장 이용과 용품 구입에 있어 서로 판이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.
골프장 비용을 줄이기 위해 원거리 골프장도 마다하지 않으며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
해 4명이 자동차 한 대로 카풀을 하는게 실속파 골퍼들이라면, 부유층 골퍼들은 그
린피에 상관없이 교통이 편한 수도권 근거리 골프장을 찾는다.
실속파들은 어쩌다 회원권 구입기회가 오더라도 부킹이나 서비스 면은 따져보지 않
고 우선 가격이 싼곳을 찾는 반면, 부유층 골퍼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부킹이 보장되
고 극진한 회원대우를 받을 수 있는 수억원대 골프장을 찾는다.
실속파 골퍼들은 골프용품을 구입할 때도 비싼 제품을 거부한다. 싼 가격에 용품을
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나 대형할인마트, 중고시장을 주로 이용하는게 이들의
특징이다.
부유층 골퍼들이 전문 용품숍을 주로 이용하고 값비싼 외제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과
는 대조적이다.
골프 소비층이 극심하게 양극화 현상을 띠고 있는 이유는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
일반 대중골퍼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.
이들중 상당수가 현재의 골프비용에 부담을 느껴 보다 싸게 골프를 치려는 반면, 아
직도 골프에 대한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일부 부유층 골퍼들은 일반 대중골퍼들과
동일시하는데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 `나와 남'을 차별화하려는 의식이 강하다.
회원들이 비회원 그린피를 대폭 인상시켜 비회원 입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점, 소
수 고액의 회원권 분양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점 등이 이같은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
주고 있다.
골프 소비층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는 `자본주의 체제아래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
일'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있는가 하면 `부자들의 사치놀음'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이
엇갈리고 있다.
골프평론가 C씨는 “사회의 서로 다른 층의 여러 형편과 요구에 따라 골프소비 비용
도 다양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”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.
반면 일반 골퍼들은 “일부 부유층의 차별화 시도가 골프를 부자들의 사치놀음으로
전락시키고 있다”며 부정적인 반응이다.
한편 골프소비층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짐에 따라 골프장, 용품 등 골프시장
도 이들을 겨냥해 뚜렷히 나눠지고 있다.
회원제골프장의 경우 1,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수천만원대 회원권에 반발해 200~300
명 정도가 이용하는 4~5억원대 초고가 회원권 분양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.
골프용품시장은 그동안 고가 외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전문 골프숍이 주류를 이뤘으
나 이에 대항해 중고마트나 대형할인마트, 인터넷 판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.
업계 관계자는 “어쨌든 이쪽 저쪽 모두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따라가고 있다는 증
거”라며 “소비형태가 다양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은
한번 생각해볼 문제”라고 말했다.
[레저신문 이병문기자] |
등록일 : 2002-06-28